쯔쯔가무시, 진드기는 10월 중순부터 늘고 환자는 11월에 몰린다

가을 쯔쯔가무시증은 지금부터 한 달이 고비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감시 결과를 보면, 병을 옮기는 털진드기는 10월 중순부터 늘기 시작해 11월 초에 가장 많았다. 환자는 털진드기가 늘어난 뒤 1~3주 간격을 두고 늘었다. 2026년 달력으로 옮기면 털진드기는 10월 19~25일 무렵부터 늘고, 11월 9~15일 무렵에 가장 많다. 국내 환자는 한 해 약 3,000~6,000명이고 10월과 11월에 몰린다. 물린 뒤 보통 10일 안에 열이 나고, 물린 자리에 검은 딱지가 생긴다.

서울 하늘공원의 억새밭. 은빛 억새와 풀이 무릎 높이 이상으로 우거져 있고 멀리 전망대와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의 가을 억새밭. 질병관리청은 발목 이상 높이의 풀밭에 들어가지 말고, 앉을 때는 돗자리를 쓰라고 권한다. — 사진: Ji-soo Seo,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단풍과 억새를 보러 산과 들로 나가는 사람이 늘었다. 벌초와 추수도 이어진다. 질병관리청은 8월 26일부터 12월 16일까지 16주 동안 전국 18곳에서 털진드기 감시를 하고 있다. 이 글은 질병관리청의 보도참고자료와 첨부된 2025년 감시 결과·질의응답을 2026년 10월 10일에 읽고 정리했다. 진단과 치료는 의료기관의 몫이다. 이 글은 언제 조심하고 무엇을 지켜봐야 하는지를 다룬다.

털진드기 ‘아기’가 사람을 문다

쯔쯔가무시증은 쯔쯔가무시균을 가진 털진드기의 유충(애벌레)에 물려 걸린다. 털진드기는 일생 가운데 유충일 때만 사람이나 동물에 붙어 체액을 먹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여름에 낳은 알이 초가을부터 깨어나고, 가을 기온이 바뀌면서 유충 수가 늘어난다. 쯔쯔가무시증이 가을 병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질병관리청 질의응답에 따르면 털진드기 유충은 봄철(3~5월)에도 활동한다. 가을만큼 많지는 않지만, 봄 나물 캐기나 성묘 뒤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해 볼 만하다.

유충은 눈으로 보기 어렵다. 크기가 0.3mm 이하라서 몸에 붙어도 알아채기 힘들다. 그래서 질병관리청은 진드기를 찾기보다 물린 자국을 확인하라고 권한다. 샤워하면서 벌레 물린 상처, 특히 검은 딱지가 있는지 살피라는 것이다.

현미경으로 확대한 털진드기 유충 네 장의 사진. 붉은색, 흑백, 주황색 몸통에 털이 난 다리가 보인다
현미경으로 본 털진드기(Leptotrombidium) 유충. 실제 크기는 0.3mm 이하로 맨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 사진: Michael Wunderli, CC BY 2.0, 위키미디어 공용

모든 진드기가 위험한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청 질의응답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진드기는 4만~5만 종이지만, 쯔쯔가무시증과 관련 있는 것은 털진드기 무리뿐이다. 국내에서 확인된 털진드기는 60종이고, 그중 쯔쯔가무시균을 옮기는 종은 8종이다. 그 8종 가운데서도 균에 감염된 유충만 병을 옮길 수 있다. 대표적인 종은 활순털진드기와 대잎털진드기다.

지역마다 주인공이 다르고, 범위는 넓어졌다

2025년 감시 결과를 보면 지역마다 많이 나오는 종이 달랐다. 경남·전남 같은 남부 지역과 경기 일부에서는 활순털진드기가, 강원 북부와 충남에서는 대잎털진드기가 주로 나왔다.

눈여겨볼 변화도 있다. 질병관리청은 2010년대 초 남부 지역에 주로 살던 활순털진드기가 2020년 이후 전국에서 보인다고 밝혔다. ‘남쪽 지방 병’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2026년 감시 지점도 전국에 걸쳐 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강원 철원·강릉, 경기 파주·여주·화성, 충북 옥천, 충남 보령·예산, 전북 부안·정읍·진안, 전남 보성·순천, 경북 김천·영덕, 경남 거제·합천, 제주까지 18곳이다. 감시는 논, 밭, 풀밭, 수로처럼 사람이 야외에서 털진드기와 만나기 쉬운 곳을 중심으로 한다. 거꾸로 말하면 이런 곳이 털진드기가 많은 곳이다.

2026년 위험 달력: 10월 셋째 주부터 11월 중순까지

2026년 가을 털진드기 감시 시작부터 털진드기 증가, 정점, 환자 증가, 감시 종료까지를 날짜로 정리한 타임라인
그림 1. 2026년 가을 쯔쯔가무시 위험 달력(2025년 감시 결과를 2026년 달력에 옮김, 직접 계산) — 자료: 질병관리청(2026.8.26)

시기를 날짜로 바꿔 보면 언제 더 조심해야 할지 분명해진다. 질병관리청 감시 결과는 주차로 적혀 있다. 기준이 되는 ‘털진드기 지수’는 덫(트랩) 하나에 7일 동안 잡힌 털진드기 수다. 이 숫자가 오르면 그만큼 풀밭에 유충이 많다는 뜻이다. 털진드기는 43주차(10월 중순)에 늘기 시작해 46주차(11월 초)에 가장 많았다. 종별로 보면 활순털진드기와 대잎털진드기는 10월 중순부터 늘어 11월 초에 가장 많았고, 수염털진드기는 10월 말부터 늘어 11월 말에 가장 많았다.

● 직접 계산 (2026년 달력, 국제 표준 주차 기준)

  • 43주차 = 2026년 10월 19일(월)~25일(일): 털진드기가 늘기 시작하는 무렵
  • 46주차 = 2026년 11월 9일(월)~15일(일): 털진드기가 가장 많은 무렵
  • 환자는 털진드기가 늘어난 뒤 1~3주 뒤부터 늘어난다: 10월 말에서 11월 중순 무렵
  • 해마다 날씨가 달라 정확히 같은 주에 반복되지는 않는다. 감시 결과는 매주 감염병포털 소식지로 나온다

해마다 같은 모양: 3~4주 만에 5~8배

지난 두 해 숫자를 보면 달력의 의미가 더 분명해진다. 2024년 11월 질병관리청 발표를 인용한 SBS Biz 보도에 따르면, 42주차(10월 13~19일) 58명이던 환자는 43주차(10월 20~26일) 264명, 44주차(10월 27일~11월 2일) 459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털진드기 밀도 지수는 3배 이상 높아졌다.

2024년 42주차부터 44주차까지 주별 쯔쯔가무시증 환자 수를 보여주는 막대그래프. 58명, 264명, 459명
그림 2. 2024년 10월 중순~11월 초 주별 쯔쯔가무시증 환자 — 자료: 질병관리청 발표(SBS Biz 2024.11.8 보도 인용)

● 직접 계산

  • 2024년: 459명 ÷ 58명 = 약 7.9배. 3주 만에 8배 가까이 늘었다
  • 2023년: 41~44주차 환자 145명 → 784명, 약 5.4배. 같은 기간 털진드기 밀도 지수는 0.58 → 1.83, 약 3.2배

2023년도 모양이 같았다. 질병관리청 발표를 인용한 의약일보 보도에 따르면 41~44주차 4주 동안 털진드기 밀도 지수는 0.58에서 1.83으로, 환자는 145명에서 784명으로 늘었다. 두 보도 모두 질병관리청이 “환자의 50% 이상이 11월에 발생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해마다 10월 말에 가파르게 오르고 11월에 몰리는 흐름이 되풀이된다는 뜻이다.

환자 수가 털진드기보다 1~3주 늦게 오르는 데에도 이유가 있어 보인다. 물린 뒤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보통 10일 안팎이 걸리고, 그 뒤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신고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 그래서 풀밭에 유충이 가장 많은 때와 환자 통계가 가장 높은 때 사이에 틈이 생긴다. 통계에서 환자가 늘었다는 소식이 들릴 때는 이미 가장 위험한 시기에 들어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달력은 질병관리청 설명과도 맞는다. 질병관리청은 털진드기 유충 활동이 늘어나는 10월과 11월에 환자가 몰린다고 적었다. 즉 단풍이 절정인 10월 말과 11월 초, 추수가 끝나 가는 시기가 털진드기와 만날 가능성이 가장 큰 때다.

물린 뒤 10일, 이렇게 지켜본다

야외활동 뒤 10일 동안 확인할 증상과 행동을 순서대로 정리한 단계 그림
그림 3. 야외활동 뒤 10일 확인 순서 — 자료: 질병관리청 보도참고자료와 질의응답(2026.8.26)

증상은 보통 10일 안에 나타난다. 질병관리청 질의응답에 따르면 쯔쯔가무시증은 보통 10일 이내의 잠복기를 거쳐 갑자기 나타난다. 두통, 발열, 오한, 구토, 발진, 근육통, 기침이 생기고,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자리에 가피(검은 딱지)가 생긴다. 림프절이 붓기도 한다.

날짜를 적어 두면 관찰하기 쉽다. 예를 들어 10월 11일에 벌초나 산행을 했다면, 10월 21일까지는 열이 나는지, 몸에 검은 딱지가 생겼는지 살피면 된다. 11월 첫 주말에 단풍 산행을 했다면 11월 중순까지다.

감기몸살과 헷갈리기 쉽다. 질병관리청은 쯔쯔가무시증이 초기에 알맞은 항생제로 치료하면 비교적 쉽게 회복되지만, 감기몸살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고 경고했다. 그래서 가을에 야외활동을 한 뒤 열과 발진이 나거나 검은 딱지를 발견하면 곧바로 보건소나 의료기관에 가라고 당부했다. 진료를 받을 때는 언제 어디서 야외활동을 했는지 함께 말하는 편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치명률은 높지 않지만 가볍게 볼 병은 아니다. 의약일보가 전한 질병관리청 설명에 따르면 국내 치명률은 0.1~0.3% 수준이지만 증상의 강도는 높은 편이다. 쯔쯔가무시증은 감염병예방법 제2조에서 제3급 감염병으로 정해져 있다. 계속 감시가 필요해 의료기관이 진단하면 24시간 안에 신고해야 하는 병이다(제11조). 같은 3급 목록에는 진드기가 옮기는 다른 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라임병도 들어 있다.

한 번 걸렸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쯔쯔가무시균에는 여러 혈청형이 있다. 회복한 사람은 같은 혈청형에는 한동안 면역이 생기지만, 다른 혈청형에는 다시 걸릴 수 있다.

예방은 ‘풀과 피부 사이’를 막는 일

질병관리청이 권하는 예방 수칙은 세 가지로 묶인다. 첫째, 풀밭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발목 이상 높이의 풀밭에는 들어가지 말고, 풀밭에 앉거나 누울 때는 돗자리를 쓴다. 풀숲에 옷을 벗어 두지 않는다.

둘째, 피부를 가린다. 긴소매와 긴바지, 목이 긴 양말, 장갑, 모자를 쓴다. 농작업이라면 목수건, 토시, 장화까지 권한다. 진드기 기피제는 신발과 양말, 바지에 알맞은 주기로 뿌린다. 집과 밭 주변의 풀을 베어 두는 것도 수칙에 들어 있다.

셋째, 돌아오면 바로 씻는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옷과 가방을 한 번 털어 두면 더 좋다. 집에 오면 옷을 털어 세탁하고, 샤워하면서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거나 물린 자국이 있는지 살핀다. 앞에서 본 것처럼 유충은 0.3mm 이하라 잘 보이지 않으니, 진드기보다 상처를 찾는 편이 현실적이다.

● 이번 가을 기억할 세 가지

  1. 10월 셋째 주부터 11월 중순까지가 털진드기가 많은 때다. 이 기간 풀밭 활동은 특히 조심한다.
  2. 야외활동 날짜를 적어 두고 10일 동안 열, 발진, 검은 딱지를 살핀다.
  3. 증상이 있으면 감기약으로 버티지 말고 보건소나 병원에 가서 야외활동 사실을 말한다.

쯔쯔가무시증은 일찍 치료하면 쉽게 낫는 병이지만, 감기로 오해하면 늦어진다. 질병관리청은 털진드기 감시 결과를 매주 감염병포털의 ‘감염병 매개체 감시 주간 소식지’로 공개한다. 산행이나 벌초를 앞두고 내 지역의 털진드기가 늘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10월 셋째 주 이후 감시 결과에서 털진드기 지수가 오르기 시작하면, 그 주부터 한 달가량은 풀밭에 들어갈 때 긴 옷과 기피제를 빠뜨리지 않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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