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글을 쓰고 대가를 받았다면 글마다 ‘광고’나 ‘협찬’이라고 밝혀야 한다. 대가에는 돈만이 아니라 공짜 제품, 상품권, 적립 포인트, 할인, 판매 수수료가 모두 들어간다. 표시는 글 제목이나 첫 부분에, 본문보다 눈에 띄게 한다. ‘체험단’, ‘이 글은 홍보성 글입니다’, ‘AD’, ‘#브랜드명’ 같은 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정하지 않는다. 이 기준은 2026년 6월 1일 시행된 공정위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에 있다.

체험단과 협찬은 광고 수익 다음으로 많이 거론되는 블로그 수익 방법이다. 제품을 받거나 원고료를 받고 후기를 쓴다. 문제는 표시를 대충 하면 독자는 광고인 줄 모르고, 글쓴이는 ‘뒷광고’를 한 셈이 된다는 점이다. 이 글은 심사지침 원문을 2026년 10월 9일에 읽고, 블로거가 실제로 고민하는 세 가지 질문 순서로 정리했다. 표시해야 하나, 어디에 하나, 어떤 말로 하나.
첫 번째 질문: 표시해야 하나

대가를 받았으면 표시해야 한다. 지침 Ⅴ.6은 광고주와 글쓴이 사이에 글의 내용이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으면 이를 공개하라고 정했다. 지침이 든 대가의 예는 현금, 해당 제품, 상품권, 적립 포인트, 할인 혜택이다. 광고주에게 직접 고용된 상태도 포함된다.
지침이 든 예시는 블로거에게 익숙한 장면들이다. 광고주에게 상품권을 받고 SNS에 후기를 쓴 경우, 제품을 받기로 하고 카페에 추천 글을 쓴 경우, 할인을 받는 대신 구매 페이지에 후기를 남긴 경우가 모두 표시 대상이다. 광고주나 광고대행사 직원이 블로그에 자기 회사 제품을 추천하는 글도 마찬가지다.
판매 수수료를 받는 글도 표시 대상이다. 지침은 파워블로거가 수수료를 받기로 하고 제품 추천 글을 올린 경우 ‘소정의 수수료를 지급받음’이라고 적는 것을 적절한 예로 들었다. 글에 링크를 걸고 구매가 일어나면 수수료를 받는 제휴 마케팅 글도 여기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예외는 좁다. 대가가 있어도 글의 신뢰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에는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지침이 든 예는 세 가지다. 광고주 누리집에서 신청한 사람 모두에게 주는 화장품 샘플을 받아 스스로 후기를 쓴 경우, 마라톤처럼 큰 행사에서 참가자 모두에게 주는 기념품을 받고 참가 후기를 쓴 경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참석 기념품으로 작은 샘플을 받고 스스로 후기를 쓴 경우다. 공통점은 ‘누구나 받는 것’이고 ‘글을 쓰기로 약속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체험단처럼 후기 작성을 조건으로 받은 제품은 예외가 아니다.
표시는 글마다 해야 한다. 지침은 대가를 받고 추천하는 “매 건마다” 광고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표시하라고 적었다. 블로그 소개란에 “이 블로그는 협찬을 받습니다”라고 한 번 써 두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두 번째 질문: 어디에 표시하나

블로그 글은 제목이나 첫 부분이다. 지침은 문자로 쓰는 블로그·카페 글의 표시 문구를 “각 게재물의 제목 또는 첫 부분”에 두라고 했다. 첫 부분에 둘 때는 본문과 구분되게, 글자를 본문보다 크게 하거나 색을 다르게 하라고 했다. 댓글에 쓰거나, ‘더보기’나 링크를 눌러야 보이는 곳에 두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본문 중간에 섞어 쓰면 안 된다. 지침은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본문과 구분되지 않게 중간에 끼워 넣어 소비자가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를 부적절한 예로 들었다. 글 맨 끝에 작은 글씨로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라고 쓰는 습관도 같은 이유로 위험하다. 끝까지 읽지 않는 독자는 광고인 줄 모르기 때문이다.
사진 중심 게시물은 사진 안에 넣는다. 사진과 본문이 이어져 있으면 글 첫 부분에 써도 된다. 해시태그로 표시한다면 원칙적으로 첫 번째 해시태그에 넣는다. 여러 해시태그 사이에 ‘#협찬’을 묻어 두는 것은 부적절한 예로 나온다.
동영상은 제목이나 영상 안에 넣는다. 영상 전체가 제품 소개라면 시작과 끝에 넣고, 중간에도 반복해서 보여 줘야 한다. 지침은 5분마다 자막으로 반복하는 것을 적절한 예로 들었다. 제목에 넣을 때는 모바일 화면에서 잘리지 않을 만큼 짧게 써야 한다. “○○ 써 보고 찍은 후기(협찬 받았어요)”처럼 길게 쓰면 휴대폰에서는 “○○ 써 보고 찍은…”까지만 보여 광고인 줄 모른다는 예가 지침에 그대로 실려 있다.
실시간 방송은 중간에 들어온 사람도 알 수 있어야 한다. 지침은 5분마다 “광고료를 받았다”고 말하는 것을 적절한 예로, 30분 동안 한 번만 말하는 것을 부적절한 예로 들었다.
세 번째 질문: 어떤 말로 표시하나

누가 봐도 대가를 받았다는 뜻이 드러나는 말을 써야 한다. 지침이 명확한 표현으로 든 말은 ‘광고’, ‘협찬’, ‘#광고’, ‘#협찬’, ‘금전적 지원’, ‘대가성 광고’, ‘무료 상품’, ‘상품 협찬’, ‘상품 할인’이다. 더 구체적으로 “○○ 상품을 소개하면서 ◇◇사로부터 원고료를 받았음”처럼 써도 된다.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받았지만,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도 지침에 실린 예시다.
블로거들이 자주 쓰는 말 가운데 상당수는 인정되지 않는다. 지침은 ‘체험 후기’, ‘일주일 동안 사용해 보았음’, ‘체험단’, ‘이 글은 정보/홍보성 글임’, ‘이 글은 홍보 문구가 포함되어 있음’, ‘선물’, ‘○○ 회사 사장님 감사합니다’, ‘~에서 보내주셨어요’를 명확하지 않은 표현으로 꼽았다.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브랜드명’처럼 브랜드만 해시태그로 다는 것, ‘[브랜드]×[계정]’처럼 곱하기 표시로 협업을 나타내는 것도 안 된다.
영어 줄임말도 안 된다. 한국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글이라면 ‘AD’, ‘PR’, ‘Sponsor’, ‘spon’, ‘sp’, ‘Collabo’, ‘앰버서더’, ‘파트너십’, ‘땡스 투(Thanks to)’는 같은 언어가 아니어서 인정되지 않는다. 반대로 ‘디스카운트 받는 대가로 작성’처럼 외래어가 섞여도 전체 뜻이 한국어로 분명하면 괜찮다.
AI로 만든 사람이 추천하면 ‘가상인물’ 표시까지
2026년 6월 개정으로 새 항목이 생겼다. 인공지능으로 만든, 실제 사람과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인물이 제품을 추천하면 그 사실을 밝혀야 한다(지침 Ⅴ.5). 글이라면 제목이나 첫 부분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생성된 가상인물이 포함된 게시물입니다”처럼 쓰고, 사진이나 영상이라면 가상인물이 나오는 동안 그 가까이에 ‘가상인물’이라고 표시한다. 가상인물이 직접 써 본 것처럼 후기를 말하는데 실제 경험과 맞지 않으면 그것도 부당한 광고가 될 수 있다.
블로거에게도 해당한다. AI 도구로 모델 사진이나 아바타 영상을 만들어 제품을 소개하면서 대가를 받았다면, ‘광고’ 표시와 ‘가상인물’ 표시를 둘 다 해야 한다.
표시를 했어도 써 보지 않은 후기는 안 된다
광고 표시는 거짓 후기의 면죄부가 아니다. 지침은 블로그나 카페, SNS에 제품을 추천하면서 실제로 사서 써 본 적이 없는데 후기나 사진을 올려 써 본 것처럼 꾸미는 것을 부당한 광고의 예로 들었다. 효과를 부풀린 체험담, 특별한 체질의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효과를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것처럼 쓰는 것도 같은 범주다.
지침에 따르면 블로거도 ‘유명인’이 될 수 있다. 지침은 유명인을 연예인, 운동선수, 의사, 교수와 함께 ‘블로거’ 등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유명인이 SNS에서 특정 제품을 일부러 보여 주거나, 브랜드를 언급하거나, 구매 사이트를 링크하는 것을 추천·보증으로 볼 수 있다고 적었다.
지키지 않으면: 2024년에만 2만 2천 건 적발
공정위는 2021년부터 해마다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의 후기 게시물을 점검한다. 공정위가 2025년 3월 발표한 2024년 점검 결과를 보면, 한국인터넷광고재단에 맡겨 찾아낸 뒷광고 의심 게시물은 2만 2,011건이다. 글쓴이와 광고주에게 스스로 고치게 한 결과 2만 6,033건이 시정됐다. 발견한 것보다 시정 건수가 많은 이유는 공개 자료에 설명돼 있지 않다.
지디넷코리아가 전한 위반 유형을 보면 흔한 실수가 무엇인지 드러난다.
● 직접 계산 (2024년 뒷광고 의심 게시물 2만 2,011건 기준)
- 엉뚱한 위치에 표시: 39.4%, 표시를 아예 안 함: 26.5%, 알아보기 어려운 표현: 17.3%
- 위치 문제가 ‘아예 안 함’보다 약 1.5배 많다(39.4 ÷ 26.5)
- 짧은 영상(숏폼)은 3,691건으로 전체의 16.8%다
표시를 하긴 했는데 틀리게 한 경우가 더 많다는 뜻이다. 글 맨 아래, 댓글, 해시태그 무더기 속에 ‘협찬’을 숨기는 습관이 가장 흔한 위반이다.
처벌 조항도 있다. 표시광고법 제3조는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기만적인 광고를 금지한다. 어기면 공정위는 매출액의 2% 이하(매출액이 없으면 5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물릴 수 있고(제9조), 2년 이하 징역이나 1억 5천만 원 이하 벌금도 가능하다(제17조). 법 문언상 대상은 ‘사업자등’이어서, 개인 블로거에게 어디까지 적용되는지는 사안마다 다르다. 다만 점검 결과에서 보듯 시정 요청은 글쓴이에게도 간다.
● 협찬 글을 올리기 전 확인할 것
- 제목 앞에 ‘[광고]’나 ‘[협찬]’을 붙이거나, 글 첫 줄에 굵고 큰 글씨로 “○○로부터 제품(원고료)을 받아 작성했습니다”라고 쓴다.
- ‘체험단’, ‘AD’, ‘#브랜드명’, 글 끝 작은 글씨는 표시로 인정되지 않는다.
- 써 보지 않은 제품의 후기는 표시를 해도 쓰지 않는다.
광고 표시는 수익을 줄이는 장치가 아니다. 독자는 광고라는 것을 알고도 꼼꼼한 후기라면 끝까지 읽는다. 제목과 첫 줄에 대가를 밝히고, 장점과 아쉬운 점을 함께 쓰는 블로그가 오래 신뢰를 얻는다. 협찬 제안을 받으면 계약서나 안내문에 표시 방법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