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비과세 500만 원? 법은 아직 200만 원, 흔한 오해 6가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비과세 한도는 지금도 200만 원이다. 총급여 5,000만 원 이하처럼 소득이 적은 사람(서민형)은 400만 원이다. 1년에 넣을 수 있는 돈도 2,000만 원 그대로다. 인터넷에는 ‘2026년부터 비과세 500만 원, 서민형 1,000만 원, 연 4,000만 원’이라는 글이 많지만 법에는 그런 숫자가 없다. 2027년에 시행될 개정 조문까지 확인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 잘못된 숫자로 계획을 세우면 기대한 절세액이 절반 아래로 줄어든다.

흐린 하늘 아래 세로로 '한국거래소'와 KRX 글자가 붙은 하얀 고층 건물. 앞 도로에 전깃줄과 상가 간판이 보인다
부산 동구에 있던 한국거래소 건물(2012년). ISA로 살 수 있는 주식은 이처럼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이다. — 사진: hyolee2,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이 글은 ‘수익 연재’의 투자·세금 편 첫 회다. 투자로 돈을 버는 사람에게 세금은 수익률을 깎는 비용이다. ISA는 그 비용을 줄이는 가장 흔한 계좌라서 오해도 많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을 2026년 10월 13일에 열어 지금 적용되는 조문(2026년 9월 18일 시행본)과 앞으로 시행될 두 개 조문(2027년 1월 1일·3월 16일 시행 예정본)을 모두 대조했다.

먼저 기본: 누가, 어떤 계좌로 가입하나

ISA는 한 사람이 하나만 만들 수 있다. 가입할 수 있는 사람은 만 19세 이상이거나, 만 15세 이상이면서 직전 해에 근로소득이 있었던 사람이다. 계좌는 세 종류다. 내가 직접 주식과 ETF를 고르는 ‘중개형’, 금융회사가 알아서 굴려 주는 ‘일임형’, 예금 같은 상품을 신탁으로 담는 ‘신탁형’이다.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내려는 사람은 대부분 증권사의 중개형을 쓴다.

ISA가 아껴 주는 세금은 이자와 배당에 붙는 세금이다. 국내 상장 주식을 사고팔아 생긴 차익은 원래 일반 계좌에서도 세금이 없다. 소득세법 제94조는 상장 주식의 양도차익 가운데 대주주가 팔거나 장외에서 판 경우만 과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 주식 매매만 하는 사람에게 ISA의 효과는 작다. 배당주, 채권, 예금, 국내 상장 해외 ETF처럼 이자·배당으로 과세되는 수익이 많을수록 효과가 커진다.

비과세 한도를 넘는 이익에 붙는 9%는 ‘분리과세’다.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자·배당이 한 해 2,000만 원을 넘으면 근로소득 등과 합쳐 더 높은 세율로 계산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있는데, ISA 안의 이익은 이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금융소득이 많은 사람에게는 이 점이 비과세 한도보다 더 클 수 있다.

ISA에 대한 흔한 주장 6가지와 판정. 비과세 500만 원은 사실 아님, 연 4,000만 원은 사실 아님, 미국 주식 직접 매수는 사실 아님, 3년 안에 깨면 세금 폭탄은 절반의 사실, 손실은 세금과 상관없다는 사실 아님, 연금계좌 전환 추가 공제는 사실
그림 1. ISA에 대한 흔한 주장과 법 조문 대조 — 자료: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 소득세법 제59조의3(2026년 10월 13일 확인)

판정사실 아님

‘2026년부터 ISA 비과세 500만 원(서민형 1,000만 원), 연 납입 4,000만 원’은 사실이 아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과 2027년 시행 예정 조문 모두 비과세 한도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 연 납입 한도 2,000만 원, 총 1억 원이다.

오해 1: “비과세가 500만 원으로 늘었다”

조문은 분명하다. 제91조의18 제2항은 비과세 한도를 두 가지로만 나눈다. 직전 해 총급여가 5,000만 원 이하이거나 종합소득이 3,800만 원 이하인 사람, 일정 요건의 농어민은 400만 원이다. 나머지는 200만 원이다. 한도를 넘는 이익에는 9%의 세율을 매기고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는다. 지방소득세 0.9%를 더하면 9.9%다.

그럼 500만 원 이야기는 어디서 나왔을까. 정부는 몇 해 전부터 한도를 늘리는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혀 왔고, 일부 글이 이 계획을 시행된 사실처럼 옮겼다. 검색 상위에 오른 한 블로그는 ‘2026년 1월 1일부터 비과세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조문 번호까지 적어 믿을 만해 보이지만, 그 조문을 직접 열어 보면 숫자가 다르다.

서민형 기준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 판단은 가입하거나 연장하는 날을 기준으로 직전 해 소득을 본다. 2026년에 가입한다면 2025년 총급여가 5,000만 원 이하(근로소득만 있는 경우)인지가 기준이다. 근로소득 외에 다른 종합소득이 있는 사람은 종합소득 3,800만 원 이하인지로 본다. 법은 비과세 한도를 가입일(또는 연장일)을 기준으로 정한다. 그래서 소득이 낮았던 해의 다음 해에 가입하면 서민형 한도로 시작할 수 있다. 사회초년생이라면 연봉이 오르기 전에 계좌를 여는 편이 유리한 이유다. 2026년 8월에는 정부 세제개편안에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 이자·배당을 모두 비과세하는 ‘생산적금융 ISA’를 새로 만드는 안이 담겼다고 보도됐다. 하지만 세제개편안은 국회를 통과해야 법이 된다. 이 글을 쓴 10월 13일 기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현행본과 시행 예정본에는 그런 조문이 없었다. 법이 바뀌기 전까지는 200만 원과 400만 원으로 계산하는 편이 맞다.

3년 동안 이자·배당으로 600만 원을 벌었을 때 세금 비교. 일반 계좌 92만 4천 원, ISA 일반형 39만 6천 원, ISA 서민형 19만 8천 원
그림 2. 이익 600만 원일 때 계좌별 세금(직접 계산) — 자료: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 소득세법 제129조

● 직접 계산 (3년 동안 이자·배당 이익 600만 원)

일반 계좌: 600만 원 × 15.4% = 92만 4천 원
ISA 일반형: (600만 − 200만) × 9.9% = 39만 6천 원 → 52만 8천 원 절약
ISA 서민형: (600만 − 400만) × 9.9% = 19만 8천 원 → 72만 6천 원 절약
비과세 500만 원이라고 믿고 계획했다면: (600만 − 500만) × 9.9% = 9만 9천 원으로 착각

일반형 가입자가 500만 원 한도를 믿었다면 세금을 9만 9천 원으로 예상했겠지만 실제로는 39만 6천 원이다. 차이가 30만 원 가까이 난다. 금액이 크지 않아 보여도 이익이 늘수록 차이도 커진다.

오해 2: “1년에 4,000만 원까지 넣는다”

제91조의18 제3항 제5호는 총 납입 한도를 1억 원으로 정했다. 1년에 넣을 수 있는 돈은 계산식으로 정한다. ‘2,000만 원 × (1 + 가입 뒤 지난 햇수) − 지금까지 넣은 돈’이다. 지난 햇수는 4년까지만 센다.

가입 뒤 지난 햇수별 누적 납입 가능 금액. 가입한 해 2,000만 원, 1년 지남 4,000만 원, 2년 6,000만 원, 3년 8,000만 원, 4년 이상 1억 원
그림 3. 가입 뒤 지난 햇수별 누적 납입 한도 — 자료: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 제3항 제5호

이 식 덕분에 못 채운 한도는 다음 해로 넘어간다. 가입한 해에 500만 원만 넣었다면 다음 해에는 4,000만 원에서 500만 원을 뺀 3,5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다. 그래서 ‘1년에 4,000만 원’이 가능한 경우는 있다. 첫해에 한 푼도 안 넣은 사람이 둘째 해에 몰아 넣는 경우다. 하지만 이것은 한도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쌓인 것이다. 일단 계좌를 만들어 두면 한도가 쌓이기 시작하니, 당장 넣을 돈이 없어도 가입을 미룰 이유는 적다.

오해 3: “ISA로 미국 주식을 직접 산다”

제91조의18 제3항 제3호는 ISA에 담을 수 있는 재산을 정해 둔다. 예금·적금, 국내 펀드(외국 집합투자증권은 빠진다), 파생결합증권, 그리고 ‘주권상장법인의 주식’이다. 여기서 주식은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말한다.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미국 주식은 ISA 계좌로 직접 살 수 없다.

미국 시장에 투자하고 싶다면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지수 ETF를 ISA에서 사는 방법이 있다. 이 ETF에서 생긴 이익은 ISA 안에서 이자·배당과 합쳐 비과세 한도를 적용받는다. 미국 주식을 해외 계좌로 직접 살 때와 세금 구조가 다른데, 이 차이는 연재 다음 투자 편에서 따로 계산한다.

오해 4: “3년 안에 깨면 세금 폭탄”

절반만 맞다. 제7항은 처음 가입한 날부터 3년이 되기 전에 해지하면 그동안 깎아 준 세금을 다시 걷도록 했다. 일반 계좌였다면 냈을 세금을 내는 것이지, 벌금이 붙는 것은 아니다. 위 계산 예시라면 일반형은 52만 8천 원의 혜택이 사라지는 정도다. 넣은 원금이 깎이지도 않는다. 사망이나 해외 이주 같은 부득이한 사유는 추징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제8항이다. 3년 안이라도 그동안 넣은 원금 범위 안에서 돈을 꺼내는 것은 해지로 보지 않는다. 원금보다 많이 꺼낼 때만 해지로 본다. 급하게 돈이 필요하면 계좌를 깨기 전에 원금 범위 안에서 인출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오해 5: “손실 난 상품은 세금과 상관없다”

ISA의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손실이다. 제5항은 계좌 안에서 생긴 이익에서 손실을 빼고 세금을 매기도록 했다. 이것을 ‘손익 통산’이라고 한다.

● 직접 계산 (이익 800만 원 상품과 손실 300만 원 상품을 함께 가진 경우)

ISA 일반형: (800만 − 300만 − 200만) × 9.9% = 29만 7천 원
일반 계좌라면: 이익 난 이자·배당 상품 800만 × 15.4% = 123만 2천 원(손실 상품과 상계 안 됨)

일반 계좌에서는 이익 난 상품의 이자·배당에 세금이 따로 붙고, 다른 상품의 손실로 깎아 주지 않는다. 여러 상품을 섞어 굴리는 사람일수록 ISA가 유리한 이유다.

사실: 만기 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공제가 더 생긴다

소득세법 제59조의3 제3항과 제4항은 ISA 만기 돈을 연금계좌(연금저축·IRP)로 옮기면 그 금액을 연금계좌에 넣은 돈으로 보고, 옮긴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만큼 세액공제 한도를 더 인정한다. 연금계좌 세액공제율은 12%이고,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종합소득 4,500만 원 이하)는 15%다.

● 직접 계산 (ISA 만기 3,000만 원을 연금계좌로 옮긴 경우)

추가 한도: 3,000만 원 × 10% = 300만 원(상한)
세액공제: 300만 원 × 12% = 36만 원(지방소득세 포함 39만 6천 원)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300만 원 × 15% = 45만 원(지방소득세 포함 49만 5천 원)

ISA에서 3년 동안 세금을 아끼고, 만기에 연금계좌로 옮겨 한 번 더 공제를 받는 구조다. 노후 자금으로 어차피 묶어 둘 돈이라면 두 계좌를 이어 쓰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ISA는 지금 법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 비과세 200만·400만 원, 연 2,000만 원, 총 1억 원, 국내 상장 상품만, 손익은 합쳐서 계산한다.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해 한도가 바뀌면 그때 숫자를 바꾸면 된다. 글이나 영상에서 한도 숫자를 보면 ‘시행’인지 ‘추진’인지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절세의 첫걸음이다.

가입 전에 스스로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내 직전 해 소득으로 서민형인지 일반형인지. 둘째, 굴릴 상품이 이자·배당으로 과세되는 상품인지, 국내 주식 매매차익 위주인지. 셋째, 3년 동안 원금 이상을 꺼낼 일이 없을지. 세 가지에 답이 나오면 ISA를 쓸지, 얼마를 넣을지 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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