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명에게 6주 동안 일주일에 닷새씩 복근 운동 7가지를 시켰다. 끝나고 재 보니 윗몸일으키기 횟수는 늘었는데 뱃살과 허리둘레는 그대로였다. 2011년 미국에서 나온 이 무작위 시험의 결과는 “뱃살을 빼려면 복근 운동”이라는 생각에 대한 가장 단순한 답이다. 13개 연구, 1,158명을 한데 모은 2022년 분석도 특정 부위를 운동해 그 부위 지방만 빼는 ‘부분 감량’은 관찰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2023년에 반대 결과를 낸 시험도 있지만, 대상이 16명이었고 조건이 달랐다. 뱃살에 실제로 듣는 것은 운동한 부위가 아니라 몸 전체가 쓴 에너지다.

9월 하순 “무릎 걱정 없는 스탠딩 뱃살파괴루틴” 영상이 127만 회 넘게 조회됐다. 같은 주 9월 30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성인 남성 비만 유병률이 49.1%, 30대 남성은 59.0%였다. 뱃살 고민이 많은 만큼 흔히 도는 생각 네 가지를 연구 원문과 계산으로 따져 봤다.

오해 1. “복근 운동을 하면 뱃살이 빠진다”
이 생각이 퍼진 데는 이유가 있다. 복근 운동을 하면 배가 뻐근해지고, 그 느낌이 ‘배의 지방이 타는 중’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근육이 일할 때 쓰는 에너지는 그 근육 바로 옆의 지방에서만 오지 않는다. 몸은 혈액을 통해 온몸의 지방에서 꺼낸 연료를 쓴다.
Vispute 외(2011)는 이를 직접 시험했다. 18~40세의 운동을 하지 않던 성인 24명(남 14명, 여 10명)을 무작위로 두 무리로 나눴다. 한 무리는 복근 운동 7가지를 2세트씩 10회, 주 5일, 6주 동안 했고, 다른 무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두 무리 모두 먹는 양을 그대로 유지했다.
결과는 분명했다. 복근 운동 무리는 6주 뒤 컬업을 평균 47회 해 대조군(32회)보다 근지구력이 크게 좋아졌다. 그러나 체중, 체지방률, 복부 지방, 허리둘레, 배와 옆구리의 피부두겹 두께 어느 것도 유의하게 달라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6주의 복근 운동만으로는 복부 피하지방을 줄이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썼다.
한 편의 시험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그래서 여러 연구를 묶어 본 것이 Ramirez-Campillo 외(2022)의 메타분석이다. 14~71세 남녀 1,158명이 참여한 13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 특정 부위 근력 운동이 그 부위 지방에 준 효과는 −0.03으로 사실상 0이었다(95% 신뢰구간 −0.10~0.05). 연구진은 대상과 운동 방식에 관계없이 부분 감량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판정대체로 사실 아님
복근 운동은 복근의 힘과 지구력을 키운다. 하지만 식사량을 그대로 두고 복근 운동만 한 시험과 13개 연구의 종합 분석 모두에서 뱃살이 따로 빠지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해 2. “부분 감량은 절대 없다”
반대쪽 극단도 조심해야 한다. 2023년 노르웨이 연구진의 Brobakken 외 시험은 제목부터 “부분 감량은 존재한다”였다. 과체중 남성 16명을 둘로 나눠 10주 동안 주 4회 운동하게 했다. 한 무리는 러닝머신 27분에 몸통 회전과 크런치를 4분씩 4세트 했고, 다른 무리는 러닝머신만 45분 뛰었다. 두 무리가 쓴 에너지가 비슷하도록 산소 섭취량으로 맞췄다는 점이 이전 연구들과 다르다.

결과는 이랬다. 복부 운동을 한 무리의 몸통 지방은 평균 1,170g(7%) 줄었고, 달리기만 한 무리는 변화가 없었다. 두 무리의 차이는 697g이었다. 그런데 전체 지방은 두 무리가 각각 6%, 5%로 비슷하게 줄었다. 같은 양의 지방을 뺐는데, 복부 운동 쪽은 그중 몸통에서 더 많이 뺐다는 뜻이다.
이 결과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연구진 스스로 한계를 적었다. 대상이 남성 16명뿐이라 여성에게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고, 먹는 양을 통제하지 않았으며, 측정 장비(DEXA)가 배 속의 내장지방과 피부 밑 지방을 구분하지 못한다. 13개 연구를 묶은 결론을 뒤집기에는 아직 작다. 다만 ‘절대 없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에너지 소모가 같다면 운동한 부위의 지방이 조금 더 쓰일 가능성은 연구 대상으로 남아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판정판단 유보
대규모 종합 분석은 부분 감량이 없다고 보지만, 에너지 소모를 맞춘 소규모 시험에서는 몸통 지방이 더 줄었다. 효과가 있더라도 크기는 작고(10주에 약 700g 차이), 반복 확인이 필요하다.
오해 3. “윗몸일으키기가 걷기보다 많이 태운다”
운동이 힘들수록 에너지를 많이 쓴다고 느끼기 쉽다. 하지만 복근 운동은 쓰는 근육이 작다. 운동 과학자들이 활동별 에너지 소모를 정리한 2024년 성인 신체활동 개요서(Compendium)는 이를 METs라는 단위로 적는다. 가만히 앉아 쉴 때를 1로 놓고 몇 배의 에너지를 쓰는지 나타낸 값이다.

개요서에서 크런치, 컬업, 플랭크 같은 가벼운 맨몸 운동은 2.8 METs다. 시속 5.6~6.3km로 빠르게 걷기는 4.8 METs다. 같은 30분이면 빠르게 걷기가 1.7배 많은 에너지를 쓴다.
● 30분 에너지 소모 (몸무게 70kg)
에너지(kcal) ≒ METs × 몸무게(kg) × 시간(h)
가벼운 복근 운동: 2.8 × 70 × 0.5 = 98kcal
빠르게 걷기: 4.8 × 70 × 0.5 = 168kcal
고강도 맨몸 근력 운동: 6.5 × 70 × 0.5 = 약 228kcal
편한 속도 조깅: 7.5 × 70 × 0.5 = 약 263kcal
※ METs 값은 평균이다. 나이, 체력, 동작 속도에 따라 실제 소모는 달라진다.
판정사실 아님
가벼운 복근 운동은 2.8 METs, 빠르게 걷기는 4.8 METs다. 같은 시간 동안 쓰는 에너지는 걷기가 약 1.7배 많다.
오해 4. “서서 하는 뱃살 루틴은 소용없다”
그렇다고 영상 속 루틴이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이름처럼 ‘뱃살만’ 빼 주지는 못해도, 몸 전체를 크게 움직이는 동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개요서는 스쿼트, 런지, 팔굽혀펴기 같은 맨몸 근력 운동을 보통 강도 3.0 METs, 고강도 6.5 METs로 적는다.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이어서 하면 편한 속도 조깅(7.5 METs)에 가까운 에너지를 쓴다.
무릎에 부담을 줄인 서서 하는 동작은 달리기가 어려운 사람에게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동작의 이름이 아니라 얼마나 오래, 얼마나 숨차게 하느냐다. 같은 루틴도 천천히 하면 2~3 METs, 쉬지 않고 이어 가면 6 METs를 넘을 수 있다.
판정절반의 사실
뱃살만 골라 빼지는 못한다. 하지만 강도를 높여 꾸준히 하면 몸 전체의 에너지 소모가 늘어 결과적으로 뱃살을 포함한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숫자로 본 현실적인 기대치
에너지 수지로 계산하면 기대치도 현실적으로 잡을 수 있다. 체중 감량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어림값은 “몸무게 1파운드(약 0.45kg)를 빼려면 3,500kcal가 모자라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케빈 홀은 2008년 논문에서 이 값이 1kg당 32.2MJ, 약 7,700kcal에 해당한다고 짚고, 체지방이 많은 사람에게는 대체로 맞지만 체지방이 적은 사람에게는 필요한 양을 부풀린다고 분석했다. 빠지는 몸무게 가운데 지방보다 에너지가 적은 근육 등의 비중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 어림값을 앞의 계산에 대 보면 이렇다.
● 운동만으로 몸무게 1kg을 빼려면 (70kg, 1kg당 약 7,700kcal 어림값)
빠르게 걷기 30분(168kcal)을 매일: 7,700 ÷ 168 = 약 46일
가벼운 복근 운동 30분(98kcal)을 매일: 7,700 ÷ 98 = 약 79일
※ 먹는 양이 그대로일 때의 단순 계산이다. 어림값 자체가 사람마다 다르고, 운동 뒤 식욕이 늘면 효과는 줄어든다.
Vispute 외의 시험에서 복근 운동 무리는 주 5회, 6주 동안 30번 운동했다. 한 번에 10~15분 정도라면 이 계산으로는 지방 수백 그램어치 에너지에 그친다. 6주 만에 뱃살 변화가 측정되지 않은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반대로 Brobakken 외의 시험에서 두 무리 모두 10주 동안 전체 지방이 5~6% 줄어든 것은 매회 45~84분, 주 4회의 운동량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야 할 것: 몸 전체를 계산에 넣는다
연구들을 종합하면 뱃살을 줄이는 길은 몸 전체의 에너지 수지에 있다. 먹는 양보다 쓰는 양을 꾸준히 늘리면 몸은 온몸의 지방을 꺼내 쓰고, 그 과정에서 뱃살도 줄어든다. 어느 부위에서 먼저 빠지는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이 점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다른 숫자가 눈에 띈다. 걷기나 달리기처럼 숨이 차는 유산소 신체활동을 권고 수준만큼 하는 성인의 비율은 2025년 49.5%로, 1년 전보다 남자는 2.0%포인트, 여자는 3.2%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남자 비만 유병률은 30대에서 9.9%포인트(59.0%), 50대에서 5.9%포인트(54.0%) 뛰었고, 여자는 전체 28.7%로 2.5%포인트 올랐다. 움직임은 줄고 비만은 늘었다. 절반이 넘는 성인이 권고만큼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복근 운동 10분보다 빠르게 걷기 30분을 하루 일과에 넣는 것이 수치로는 더 큰 차이를 만든다.
복근 운동이 소용없는 것은 아니다. 복근은 허리를 받치고 자세를 잡는 데 중요하고, Vispute 외의 시험에서도 근지구력은 확실히 좋아졌다. 다만 그 목적은 ‘뱃살 빼기’가 아니라 ‘배 근육 키우기’로 잡는 것이 정확하다. 뱃살 위에 근육이 생겨도 지방이 줄지 않으면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무릎·허리 질환이 있다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 글은 연구 결과를 정리한 것이지 개인의 운동 처방이 아니다. 다음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볼 숫자는 30~50대 남성 비만율과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다. 둘이 반대로 움직인다면, 그 차이가 바로 뱃살의 원인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