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월 3,300만 원 버는 주부’처럼 부수입을 자랑하는 영상이 모두 진짜는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불법 유사수신 업체들이 배우를 섭외해 가짜 투자 성공 후기 영상을 만들고, 이를 미끼로 투자금을 모은 뒤 잠적한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이 꼽은 신호는 다섯 가지다. 부수입 후기 영상, 일·월 단위 고수익과 원금 보장, 1:1 메신저와 개인 명의 계좌, 처음엔 잘 빠지는 출금, 그리고 ‘미션 하면 고수익’이다. 문제는 돈을 보낸 뒤다. 물건 구매나 미션을 가장한 사기는 보이스피싱과 달리 법상 계좌 지급정지 대상에서 빠져 있어 돌려받기가 어렵다.

이 글은 ‘수익 연재’의 수익 지키기 편이다. 앉아서 버는 부업이 인기를 끄는 만큼 그 이름을 빌린 사기도 늘었다. 유튜브에서는 ‘부업을 하려다 250만 원을 날렸다’는 경험담이 30만 회, ‘딸깍으로 3만 원 벌려다 1억 4천을 날렸다’는 신종 부업 사기 영상이 29만 회 조회됐다. 이 글은 금감원 보도자료와 소비자경보, 경찰·금융위 발표, 관련 법 원문을 2026년 10월 18일에 확인해 정리했다. 특정 영상이나 업체를 사기라고 지목하지 않는다.
신호 1. 부수입·수익 인증 ‘후기’ 영상
금감원이 2025년 2월 낸 유사수신 피해사례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유사수신 업체는 유튜브 채널 등에 가짜 ‘투자 성공 노하우·성공담’ 영상을 대량으로 올리고, 수백 개의 긍정적인 조작 댓글로 신뢰를 만든다. 자료에 실린 썸네일 예시는 ‘월 3,300만 원 버는 주부’, ‘월 700만 원으로 노후 대비’다. 블로그와 인터넷 뉴스에도 홍보 글을 올려 정상 업체처럼 보이게 한다.
2026년 3월 소비자경보 2026-8호는 한 걸음 더 나간 사례를 담았다. 업체가 배우를 섭외해 ‘투자해서 고수익을 올렸다’는 후기 영상을 찍은 것이다. 금감원은 업체들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키워드로 ‘#부업’, ‘#부수입’, ‘#재테크 인플루언서’, ‘#일수익률’, ‘#월수익률’, ‘#원금보장’을 꼽았다. 영상 속 사람이 실제로 돈을 벌었는지, 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 그 영상은 정보가 아니라 광고로 봐야 한다.

신호 2. 하루·한 달 단위 수익률과 원금 보장
정상적인 투자 상품은 수익률을 하루나 한 달 단위로 약속하지 않는다. 금감원 자료 속 업체들은 하루 0.6~1%부터 한 달 20%까지의 수익률을 내걸고 만기에는 원금까지 돌려준다고 했다. 2026년 소비자경보에 나온 드론 투자 사례는 하루 0.4~0.87%였다. 이 숫자를 1년으로 바꿔 보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바로 보인다.
● 직접 계산 (업체들이 내건 수익률을 1년으로 바꾸면)
하루 0.4%를 원금에만 매일 붙이면: 0.4% × 365일 = 연 146%, 1,000만 원이면 하루 4만 원, 1년 1,460만 원
하루 1%를 복리로 1년 이어 가면: 1.01을 365번 곱해 약 37.8배, 1,000만 원이 약 3억 7,800만 원
한 달 20%: 단순 합산 연 240%, 복리로는 약 8.9배
1년에 원금이 몇 배씩 불어나는 사업이 있다면 굳이 모르는 사람들의 돈을 모을 이유가 없다. 원금 보장 약속은 그 자체로 불법 신호다. 유사수신행위법 제2조는 인가·허가 없이 원금이나 그 이상을 돌려주겠다고 약정하고 불특정 다수에게서 돈을 모으는 것을 유사수신행위로 정했고, 제6조는 이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신호 3. 1:1 메신저와 개인 이름의 계좌
금감원에 따르면 온라인에서만 돈을 모으는 업체는 정체를 숨기려고 업체 이름을 밝히지 않거나 업체명과 다른 개인 명의의 계좌를 쓰고, 계좌를 수시로 바꾼다. 소비자경보 2026-8호의 피해 사례에서는 홈페이지 메신저로만 상담을 받게 하고, 돈을 입금한 뒤에야 투자 계약서를 보내 줬다. 카카오톡이나 회사 채팅방에서 1:1 상담으로 계좌를 안내하는 방식도 적혀 있다.
정상적인 금융회사는 고객이 회사가 아닌 개인 계좌로 돈을 보내게 하지 않는다. 증권 투자라면 돈은 내 이름의 증권 계좌로 들어가고, 거래 내역도 그 계좌에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입금하라는 계좌의 예금주가 업체 이름과 다르거나, 상담할 때마다 계좌가 바뀐다면 그것만으로 거래를 멈출 이유가 된다. 금감원은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확인하고, 생소한 신기술 분야 투자라면 사실관계를 꼼꼼히 따지라고 당부한다.
신호 4. 처음에는 잘 빠지는 출금
사기 업체도 처음에는 돈을 돌려준다. 소비자경보의 드론 투자 사례에서 업체는 투자 초기에 출금을 빠르게 처리해 원금이 보장되는 것처럼 믿게 했다. 소액 출금이 몇 번 성공하면 의심이 풀리고 더 큰 돈을 넣게 된다. 그 뒤 투자금을 돌려 달라고 하면 세금이나 과도한 수수료를 이유로 추가 입금을 요구하거나 출금을 미루다가 홈페이지와 채팅방을 닫고 사라진다.
‘출금하려면 세금을 먼저 내라’는 요구는 특히 분명한 신호다. 수익에 세금이 붙는다면 원천징수처럼 지급하는 쪽이 떼고 주는 것이 보통이다. 돈을 빼려는데 돈을 더 넣으라고 한다면, 더 넣은 돈도 돌아오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안전하다. 금감원 피해 사례에서도 추가 납부를 요구받은 뒤 결국 연락이 끊겼다.
신호 5. ‘미션 하면 고수익’
부업 사기의 또 다른 축은 ‘팀미션’ 사기다. 정부는 2026년 설 연휴를 앞두고 낸 주의 안내에서 이 수법을 “‘미션 하면 고수익’ 속여 단계적으로 반복 입금 유도”라고 요약했다. 상품 구매나 후기 작성 같은 간단한 미션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며 시작하게 한 뒤, 다음 단계로 갈수록 더 큰 돈을 넣게 만드는 구조다. 경찰청은 2025년 9월부터 5개월 동안 벌인 다중피해사기 특별단속의 대상에 팀미션 사기를 넣었다.

숫자도 경고를 뒷받침한다. 2024년 금감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에 들어온 유사수신 신고·제보는 410건으로 1년 전 328건보다 25% 늘었다. 금감원이 혐의가 구체적이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업체는 35개였고, 그중 48.6%가 신재생에너지나 반도체 같은 신기술·신사업 투자를 가장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5년 1~7월 피싱 범죄 피해액은 7,992억 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내세우는 사업은 유행을 따라 바뀐다
미끼가 되는 사업 이름은 그때그때의 유행을 따른다. 2024년 금감원이 수사를 의뢰한 35개 업체를 보면 신재생에너지·반도체 같은 신기술·신사업 투자를 가장한 곳이 17곳(48.6%), 주식·채권·가상자산 같은 금융상품 투자가 12곳(34.3%), 부동산 투자가 6곳(17.1%)이었다. 2026년 소비자경보에는 ‘자체 개발한 자동매매 프로그램으로 주가지수 선물에 투자해 매주 배당을 준다’는 업체, 수소에너지·드론·아트테크 투자 업체, 부동산 컨설팅이나 재무 상담으로 접근하는 업체가 나온다.
재테크 상담으로 접근하는 경우에는 대출을 받아 투자하도록 권해, 피해자가 투자금을 잃은 뒤에도 대출 원리금을 계속 갚아야 하는 사례가 있었다. ‘자동매매’, ‘프로그램 매매’, ‘고배당’ 같은 말은 최근 유튜브의 인기 재테크 키워드와 겹친다. 이름이 그럴듯할수록 업체가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정말 그 사업을 하는지 따로 확인해야 한다.
보낸 돈은 왜 돌려받기 어려운가
보이스피싱은 피해를 신고하면 은행이 사기에 쓰인 계좌를 바로 묶는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4조가 금융회사에 지급정지 의무를 지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법 제2조 제2호는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정의에서 재화의 공급이나 용역의 제공을 가장한 행위를 뺀다. 대출을 가장한 사기만 다시 포함한다.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최신 법에도 이 단서는 그대로다.
물건을 사는 미션, 투자 계약, 판매 대행처럼 ‘거래’의 모양을 갖춘 사기는 이 정의 밖에 놓이기 쉽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3월 보이스피싱 대응 간담회에서 투자리딩방, 로맨스스캠, 노쇼사기, 팀미션사기를 ‘신종스캠’으로 묶고, 현행법이 재화·용역 거래를 가장한 사기에는 지급정지와 자금 환수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 금융회사가 선뜻 계좌를 묶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으로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조치를 이끌겠다고 했지만, 법이 바뀐 것은 아니다.

금감원도 SNS에서만 활동하다 돈을 받고 사라지는 업체의 경우 사실상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적었다. 그래서 이런 사기에서는 ‘보낸 뒤 돌려받는 방법’보다 ‘보내기 전에 멈추는 방법’이 훨씬 중요하다.
이미 돈을 보냈다면
그래도 할 일은 있다. 먼저 추가 입금을 멈춘다. ‘이번만 내면 출금된다’는 말은 가장 흔한 마지막 미끼다. 다음으로 대화 내용, 이체 내역, 홈페이지 주소, 받은 계약서를 모두 저장한다. 그리고 금감원 콜센터 1332나 금감원 홈페이지의 불법사금융 신고, 또는 경찰 112에 신고한다. 돈을 보낸 은행에도 바로 연락해 상황을 알린다. 법상 지급정지 의무가 없는 유형이라도 금융위가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조치를 유도하고 있으므로 빨리 알릴수록 기회가 생긴다. 경찰은 2025년 7월 피싱 범죄 신고보상금 상한을 5억 원으로 올렸다.
부수입 영상을 볼 때 확인할 다섯 가지
영상이 마음에 들었다면 돈을 보내기 전에 다섯 가지만 따져 보자. 수익을 증명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는가. 수익률을 하루나 한 달 단위로 말하는가. 원금 보장을 약속하는가. 회사가 아닌 개인 명의 계좌나 1:1 메신저로 안내하는가. 미션을 단계별로 늘려 가며 더 큰 돈을 요구하는가. 하나라도 해당하면 그 영상은 부업 정보가 아니라 미끼일 가능성이 크다. 앉아서 버는 돈의 첫 번째 원칙은 내 돈을 남의 계좌로 먼저 보내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