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내 돈 18조 4천억 원, 10분 만에 찾는 곳 정리

주인이 잊고 찾아가지 않은 금융자산이 18조 4,482억 원 쌓여 있다.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2025년 6월 말 기준이다. 오래 쓰지 않은 예·적금이 7조 5천억 원, 받지 않은 보험금이 5조 8천억 원, 쓰지 않은 카드포인트가 2조 9천억 원이다. 이 가운데 내 몫이 있는지는 휴대폰 앱 하나로 10분이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미청구 보험금과 실물 주식의 배당처럼 한 번에 안 보이는 돈이 있어서, 어디서 무엇을 찾는지 알아야 다 찾는다.

은행 자동화기기 부스. 위에 '현금 입금인출/통장정리기' 표지판이 있고 화면과 카드 투입구, 통장 투입구가 보인다
은행 자동화기기(2020년). 오래 거래하지 않은 계좌도 앱이나 영업점에서 찾아갈 수 있다. — 사진: Choi Kwang-mo, CC0, 위키미디어 공용(은행 상표 부분 잘라냄)

이 글은 ‘수익 연재’의 저축·생활 편이다. 수익을 늘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미 내 것인 돈을 되찾는 것이다. 위험도, 공부도 필요 없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숨은 금융자산 보도자료와 첨부 자료, 2025년 캠페인 결과, 9월 말 발표된 관리 강화 방안을 2026년 10월 13일에 확인했다.

숨은 금융자산은 무엇이고 왜 손해인가

숨은 금융자산은 오랫동안 잊고 찾아가지 않은 예·적금, 보험금, 증권계좌의 투자자예탁금, 신탁, 카드포인트를 말한다. 크게 두 종류다. 일정 기간 거래가 없는 ‘장기미거래 금융자산’이 14조 1,376억 원이고, 법적으로 소멸시효가 끝난 ‘휴면 금융자산’이 1조 4,047억 원이다. 여기에 쓰지 않은 카드포인트 2조 9,060억 원을 더하면 18조 4,482억 원이 된다.

숨은 금융자산 18조 4,482억 원의 종류별 금액. 예·적금 7조 5,209억 원, 보험금 5조 8,506억 원, 미사용 카드포인트 2조 9,060억 원, 증권 2조 686억 원, 신탁 1,021억 원
그림 1. 숨은 금융자산 종류별 잔액(2025년 6월 말) — 자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보도자료(2025.9.12)

이 돈은 줄지 않고 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말 15조 9천억 원에서 2022년 말 16조 3천억 원, 2023년 말 18조 원, 2024년 말 18조 4천억 원이 됐다. 3년 만에 2조 5천억 원(약 16%)이 늘었다. 캠페인으로 해마다 1조 원 넘게 돌려주는데도 새로 잊히는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두 종류의 차이는 시간이다. 금융위원회의 2020년 보도자료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예금은 5년 또는 10년, 자기앞수표는 5년, 보험금은 3년, 실기주 과실은 10년 넘게 거래나 지급 청구가 없으면 소멸시효가 끝난 ‘휴면예금’으로 분류된다. 증권의 경우 3년 넘게 거래가 없는 투자자예탁금이 장기미거래 자산으로 잡힌다. 휴면으로 넘어가기 전에 찾는 편이 절차가 간단하다.

알아 둘 점이 하나 더 있다. 18조 4,482억 원은 금융회사가 갖고 있는 돈만 센 숫자다. 휴면예금 가운데 서민금융진흥원으로 넘어간(출연된) 돈은 빠져 있다. 넘어갔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같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원래 주인은 서민금융진흥원의 ‘휴면예금 찾아줌’이나 어카운트인포 앱에서 이 돈을 조회하고 돌려받을 수 있다. 1천만 원 이하면 본인 계좌로 신청해 10분 안에 받고, 그보다 많으면 원래 금융회사 영업점이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신청한다.

비대면 조회가 생기자 찾아가는 돈도 크게 늘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이 원래 주인에게 내준 휴면예금은 2017년 356억 원에서 2018년 1,293억 원, 2019년 1,553억 원으로 2년 만에 4배 넘게 늘었다. 2020년에는 10월 말까지 1,501억 원이었다. 집에서 휴대폰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자 찾아가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조회 자체가 어렵지 않다는 점을 숫자가 보여 준다.

그냥 두면 손해다. 금융위원회는 예·적금과 보험금이 만기가 지나면 적용 금리가 점점 낮아지다가, 소멸시효가 끝나면 이자를 주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 돈을 다른 곳에 넣었다면 얻었을 이자도 잃는다. 오래 방치된 계좌는 횡령 같은 금융사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잊은 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줄어든다.

지난해 7주 동안 1조 6천억 원이 돌아갔다

2025년 캠페인 7주 동안 환급된 1조 6,329억 원의 종류별 금액. 카드포인트 6,309억 원, 증권 4,037억 원, 예·적금 3,388억 원, 보험금 2,579억 원, 신탁 17억 원
그림 2. 2025년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 환급 실적 — 자료: 금융위원회 보도자료(2026.2.11)

2025년 9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7주 동안 열린 캠페인에서 1조 6,329억 원이 주인에게 돌아갔다. 결과 보도자료를 보면 카드포인트가 6,309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 4,037억 원, 예·적금 3,388억 원, 보험금 2,579억 원 순이었다. 66%(1조 774억 원)는 인터넷과 모바일로 찾아갔고, 영업점을 찾아가 받은 돈은 34%(5,555억 원)였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42.5%로 가장 많았다. 10~30대의 비중은 2.6~10.2%로 낮았는데, 금융위원회는 젊은 층이 가진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고 모바일 금융에 익숙해 숨은 자산이 덜 생기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거꾸로 말하면 부모 세대에게 잊힌 돈이 많다는 뜻이다.

종류마다 얼마나 돌아갔는지 비율로 계산해 보면 차이가 크다. 남아 있던 돈(2025년 6월 말)과 캠페인 환급액을 단순 비교했다.

● 직접 계산 (캠페인 환급액 ÷ 2025년 6월 말 잔액, 단순 비교)

전체: 1조 6,329억 ÷ 18조 4,482억 = 8.9%
카드포인트: 6,309억 ÷ 2조 9,060억 = 21.7%
증권: 4,037억 ÷ 2조 686억 = 19.5%
예·적금: 3,388억 ÷ 7조 5,209억 = 4.5%
보험금: 2,579억 ÷ 5조 8,506억 = 4.4%
신탁: 17억 ÷ 1,021억 = 1.7%

카드포인트와 증권은 다섯 중 한 꼴로 돌아갔지만, 금액이 가장 큰 예·적금과 보험금은 스무 건 중 한 건도 돌아가지 않았다. 카드포인트는 앱에서 바로 현금으로 바꿀 수 있어 찾기 쉬운 반면, 보험금은 통합조회에 잘 보이지 않는 종류가 있어 따로 찾아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아래 순서대로 찾으면 덜 빠뜨린다.

어디서 찾나: 돈의 종류별로 다르다

찾는 돈의 종류별 조회 경로. 예·적금·예탁금·신탁·휴면 자산은 파인 내계좌 통합조회 또는 어카운트인포, 카드포인트는 내 카드 한눈에, 미청구 보험금은 보험협회 내 보험 찾아줌, 실기주 과실은 한국예탁결제원
그림 3. 숨은 돈의 종류별 조회 경로 — 자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보도자료(2025.9.12) 참고2

첫 번째로 볼 곳은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이다. ‘내 돈 관리’ 메뉴의 ‘내계좌 통합조회 및 관리’에 들어가 금융인증서나 공동인증서, 휴대폰 인증으로 본인 확인을 하면 모든 금융권의 휴면 금융자산과 대부분의 장기미거래 금융자산이 한 화면에 나온다. 휴대폰에서는 ‘어카운트인포’ 앱으로 같은 조회를 할 수 있다. 은행별 계좌 수와 계좌마다 마지막 거래일, 잔고, 만기일까지 보인다.

조회에는 준비물이 두 가지 필요하다. 금융인증서나 공동인증서, 그리고 본인 명의 휴대폰이다. 인증서가 없다면 쓰는 은행 앱에서 금융인증서를 먼저 발급받으면 된다. 조회 화면에서는 계좌를 금융회사별, 활성·비활성 여부별, 상품 종류별로 나눠 볼 수 있어 ‘오래 안 쓴 계좌’만 골라 보기 쉽다.

찾은 뒤 처리도 바로 된다. 1년 이상 거래가 없고 잔고가 100만 원 이하인 예금, 적금, 투자자예탁금, 신탁 계좌는 그 자리에서 다른 계좌로 옮기거나 해지할 수 있다. 같은 경로의 ‘내 카드 한눈에’ 서비스에서는 쓰지 않은 카드포인트를 확인하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이 돌아간 돈이 카드포인트였던 이유다.

두 번째는 보험이다. 통합조회에서 보이지 않는 돈이 있다. 중도보험금이나 만기보험금처럼 보험사에 아직 청구하지 않은 ‘미청구 보험금’이다. 이것은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내 보험 찾아줌’ 서비스에서 따로 조회해야 한다. 보험금은 숨은 금융자산의 31.7%를 차지하는데 환급 비율은 4.4%에 그쳤으니, 가장 많이 놓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세 번째는 실물 주식이다. 오래전에 증권사에서 종이 주권을 찾아간 뒤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다면, 그동안 생긴 배당금이나 무상주가 쌓여 있을 수 있다. 이것을 ‘실기주 과실’이라고 한다. 통합조회에는 나오지 않고 한국예탁결제원 누리집에서 따로 조회한다. 부모님이 예전에 주식을 실물로 갖고 계셨다면 한 번 확인해 볼 만하다. 2020년 보도자료에 따르면 실기주 과실도 10년 넘게 찾아가지 않으면 휴면예금으로 분류돼 서민금융진흥원으로 넘어가니, 오래됐다면 그쪽도 함께 본다.

찾아 준다는 문자는 조심한다

캠페인 기간에는 금융회사들이 고객에게 문자와 이메일로 조회 방법을 안내한다. 이 틈을 노린 사기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와 유관기관이 이메일이나 문자로 신분증 같은 개인정보나 계좌 비밀번호를 요구하지 않고, 환급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보내라고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자에 있는 링크를 누르기보다 파인 누리집 주소를 직접 입력하거나, 앱 장터에서 어카운트인포를 직접 찾아 설치하는 편이 안전하다.

금융회사도 바빠진다: 2027년부터 회사별 실적 공개

금융위원회는 9월 29일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소멸시효가 끝난 휴면자산은 2022년 말 1조 5천억 원에서 2025년 말에도 1조 5천억 원으로 줄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은행, 증권, 보험,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모든 업권의 회사별 휴면자산 환급액과 잔액, 장기미거래 자산 잔액을 협회 누리집에 매년 3월 말까지 공개하기로 했다. 2026년 실적이 2027년에 처음 공개된다.

이 공개가 시작되면 어느 회사가 고객 돈을 잘 돌려주는지 비교할 수 있다. 금융회사가 자체 목표를 세워 환급 캠페인을 하도록 각 협회의 소비자보호 모범규준도 2026년 말까지 고친다. 회사가 먼저 연락해 오는 일이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다리기보다 직접 조회하는 편이 빠르다.

정리하면 순서는 세 단계다. 먼저 파인이나 어카운트인포로 예금과 카드포인트를 한 번에 본다. 다음으로 ‘내 보험 찾아줌’에서 미청구 보험금을 따로 본다. 실물 주식이 있었다면 예탁결제원에서 실기주 과실을 확인한다. 부모님 명의 돈은 본인 인증이 필요하니 함께 앉아 조회해 드리면 좋다. 지난해 환급의 42.5%가 60대 이상에서 나왔다.

찾은 뒤에는 정리까지 해 두는 편이 낫다. 조회 화면에서 쓰지 않는 소액 계좌를 해지하고 잔고를 주거래 계좌로 옮기면, 다음 해에 또 잊어버릴 계좌가 줄어든다. 금융위원회가 짚은 것처럼 오래 방치된 계좌는 금리도 낮고 사고에도 약하다. 1년에 한 번, 가을 캠페인 때 같은 순서로 다시 확인하는 습관이면 충분하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