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원에 산 미국 주식이 5억 원이 됐다면, 그냥 팔 때 양도세는 지방소득세를 합쳐 8,745만 원이다. 이 주식을 배우자에게 증여한 뒤 배우자가 팔면 세금이 0원이 될 수 있다는 말은 맞다. 배우자에게는 6억 원까지 증여세 없이 줄 수 있고, 증여받은 사람의 취득가는 증여 시점의 가격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건이 두 가지 붙는다. 2025년 이후 증여분은 1년 안에 팔면 원래 산 사람의 취득가로 다시 계산해 8,745만 원을 그대로 낸다. 1년을 넘겨 팔아도 판 돈이 증여한 사람에게 돌아가면, 10년 안에는 증여한 사람이 직접 판 것으로 보아 과세될 수 있다.

이 글은 ‘수익 연재’의 해외주식 세금 편이다. ‘배우자 6억’ 절세법을 다룬 세무 영상과 배우자 증여 절세가 바뀌었다는 영상이 각각 1만 회 넘게 조회됐다. 영상과 블로그에 도는 말 여섯 가지를 소득세법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원문(2026년 10월 23일 확인)으로 판정하고 세금을 직접 계산했다.

먼저, 그냥 팔면 얼마인가
해외 증시에 상장된 주식은 소득세법 제94조 제1항 제3호 다목에 따라 양도소득세 대상이다. 제103조는 주식 양도소득에서 1년에 250만 원을 빼 주고, 제104조 제1항 제12호는 중소기업 주식이 아닌 해외주식에 20%를 매긴다. 지방소득세를 더하면 22%다. 해외주식은 제105조 제1항에 따라 반기 예정신고 대상에서 빠지고, 제110조에 따라 다음 해 5월에 한 번 확정신고한다.
● 직접 계산 (1억 원에 산 미국 주식을 5억 원에 직접 판 경우)
양도차익: 5억 − 1억 = 4억 원
과세표준: 4억 − 250만 = 3억 9,750만 원
양도세: 3억 9,750만 × 22% = 8,745만 원
주장 1. “배우자에게 6억까지 세금 없이 줄 수 있다”
판정대체로 사실
배우자로부터 받은 증여는 6억 원까지 증여세가 없다. 다만 6억 원은 10년 동안 받은 증여를 모두 합친 한도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 제1호는 배우자에게서 받은 증여에 6억 원을 공제한다. 같은 조는 증여받기 전 10년 안에 공제받은 금액을 합쳐 한도를 넘는 부분은 공제하지 않는다고 정했다. 몇 년 전 집을 살 때 배우자에게 2억 원을 받았다면 남은 공제는 4억 원이다.
● 직접 계산 (3년 전 배우자에게 2억 원을 받은 사람이 주식 5억 원을 증여받는 경우)
남은 공제: 6억 − 2억 = 4억 원
과세표준: 5억 − 4억 = 1억 원
증여세: 1억 원 × 10% = 1,000만 원(상증법 제26조 세율, 신고세액공제 등 제외)
증여세 1,000만 원을 내고 양도세 8,745만 원을 피한다면 여전히 남는 계산이지만, ‘세금 0원’은 아니다. 이 경우 낸 증여세는 나중에 1년 안에 팔 때 필요경비로 인정된다(제97조의2 제1항 제3호).
주장 2. “증여받자마자 팔면 양도세 0원”
판정사실 아님
2025년 1월 1일 이후 배우자나 부모·자녀에게 증여받은 주식은 1년 안에 팔면 증여한 사람이 산 가격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한다.
소득세법 제97조의2 제1항은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에게 증여받은 자산을 일정 기간 안에 팔면 취득가를 ‘증여한 사람이 취득할 당시의 금액’으로 하도록 했다. 이른바 이월과세다. 부동산은 10년, 주식은 1년이다. 주식이 대상에 들어간 것은 2024년 12월 31일 개정으로, 부칙 제8조에 따라 2025년 1월 1일 이후 증여받은 자산부터 적용된다. 영상들이 ‘바뀌었다’고 하는 것이 이것이다. 그 전에는 증여받은 날 바로 팔아도 증여 시점 가격이 취득가로 인정됐다.

주장 3. “1년만 지나면 안전하다”
판정절반의 사실
1년이 지나면 이월과세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판 돈이 실제로 증여한 사람에게 돌아가면, 10년 안에는 증여한 사람이 직접 판 것으로 볼 수 있다.
1년을 넘겨 팔면 증여받은 배우자의 취득가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제9항에 따라 증여일 현재 상증법으로 평가한 가액이 된다. 5억 원에 증여받아 5억 원에 팔면 양도차익이 0이다. 여기까지가 영상에서 말하는 ‘0원’이다.
그런데 소득세법 제101조 제2항이 남아 있다. 특수관계인에게 자산을 증여한 뒤 받은 사람이 10년 안에 팔았는데, ‘받은 사람의 증여세와 양도세 합계’가 ‘증여한 사람이 직접 팔았을 때의 양도세’보다 적으면 증여한 사람이 판 것으로 본다. 단서가 중요하다. 양도소득이 실제로 증여받은 사람에게 귀속됐다면 적용하지 않는다. 그러니 배우자가 판 돈으로 증여한 사람의 대출을 갚거나 다시 그 사람 계좌로 옮기면, 절세 효과가 사라질 위험이 있다. 이 조항은 이월과세(제97조의2)가 적용되는 배우자에게는 적용하지 않으므로, 1년이 지난 뒤부터 문제가 되는 구조다.
주장 4. “증여세 신고는 안 해도 된다”
판정사실 아님
공제 안이라 낼 세금이 0원이어도 증여받은 사람은 증여세 납부의무자이고, 증여받은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안에 신고해야 한다.
상증법 제4조의2는 증여받은 사람을 증여세 납부의무자로 정하고, 제68조는 납부의무자가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안에 신고하도록 했다. 신고서에는 증여 재산의 종류와 수량, 평가액이 남는다. 나중에 1년 넘게 보유한 주식을 팔 때 취득가로 쓸 ‘증여 시점 평가액’을 보여 주는 기록이 된다.
주장 5. “팔고 나서 반기마다 신고해야 한다”
판정사실 아님
국내 주식 대주주와 달리 해외주식은 예정신고 대상이 아니다. 판 다음 해 5월에 한 번 확정신고한다.
제105조 제1항은 예정신고 대상에서 제94조 제1항 제3호 다목(해외주식)을 뺐다. 2026년에 팔았다면 2027년 5월 1일부터 31일까지 신고하면 된다.
주장 6. “부부가 각자 250만 원씩 공제받는다”
판정사실
양도소득 기본공제는 사람마다 1년에 250만 원이다. 부부가 각자 판 해외주식은 각자 공제를 받는다.
제103조는 ‘양도소득이 있는 거주자’에게 연 250만 원을 공제한다. 남편과 아내가 각자 이익을 250만 원까지 실현하면 둘 다 세금이 없다. 증여까지 가지 않아도, 부부가 각자 명의로 투자한다면 매년 합쳐서 500만 원까지는 양도세 없이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세금을 모두 합치면 얼마나 아끼나
증여로 줄이는 것은 양도세지만, 실제로 따져야 할 것은 증여세까지 합친 전체 세금이다. 같은 5억 원짜리 주식(취득가 1억 원)으로 세 경우를 비교했다.
● 직접 계산 (증여세 + 양도세 합계, 1년 넘겨 5억 원에 매도)
직접 매도: 증여세 0원 + 양도세 8,745만 원 = 8,745만 원
배우자 증여, 10년 내 다른 증여 없음: 증여세 0원 + 양도세 0원 = 0원
배우자 증여, 3년 전 2억 원을 이미 받음: 증여세 1,000만 원 + 양도세 0원 = 1,000만 원
자녀에게 주면 사정이 다르다
같은 방법을 자녀에게 쓰면 계산이 완전히 달라진다. 상증법 제53조 제2호에 따라 성년 자녀가 부모에게 받는 증여는 10년 합산 5,000만 원만 공제되고, 미성년자는 2,000만 원이다. 5억 원어치 주식을 성년 자녀에게 주면 증여세가 크게 나온다.
● 직접 계산 (5억 원어치 주식을 성년 자녀에게 증여, 10년 내 다른 증여 없음)
과세표준: 5억 − 5,000만 = 4억 5,000만 원
증여세: 1,000만 원 + (4억 5,000만 − 1억) × 20% = 8,000만 원
→ 부모가 직접 팔 때 양도세 8,745만 원과 큰 차이가 없고, 재산은 자녀에게 넘어간다
자녀 증여는 양도세를 줄이는 방법이라기보다 재산을 물려주는 방법이다. 이월과세 1년 규정도 자녀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배우자 6억’이 절세 수단으로 이야기되는 것은 공제 한도가 유독 크기 때문이다.
이월과세에는 예외도 하나 있다. 제97조의2 제2항 제3호에 따르면, 이월과세를 적용해 계산한 세금이 적용하지 않은 세금보다 적으면 이월과세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월과세가 오히려 세금을 줄여 주는 상황에서는 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증여하기 전에 이미 주가가 산 값보다 떨어져 있던 경우처럼 드문 상황에서만 의미가 있다.
2024년 이전에 증여받은 주식은 규칙이 다르다
주식 1년 이월과세는 부칙에 따라 2025년 1월 1일 이후 증여받은 자산부터 적용된다. 2024년 12월 31일 이전에 배우자에게 증여받은 해외주식이라면 언제 팔든 이월과세는 없고, 증여 시점 평가액이 취득가가 된다. 다만 제101조 제2항의 부당행위계산 규정은 그 전부터 있었다. 이월과세가 적용되지 않는 증여이므로, 판 돈이 증여한 사람에게 돌아가면 증여일부터 10년 안에는 이 규정으로 과세될 수 있다. 증여 시기와 상관없이 ‘판 돈의 주인’이 중요한 이유다.
평가액이 6억 원을 넘는 주식을 가진 경우에는 전부가 아니라 6억 원어치만 나눠 증여할 수도 있다. 남은 주식은 본인이 계속 보유하거나, 1년에 250만 원 공제 안에서 조금씩 이익을 실현하는 방법을 함께 쓸 수 있다.
1년 기다리는 동안 주가가 움직이면
1년 보유 조건에는 비용이 따른다. 그동안 주가가 오르면 오른 부분에는 배우자 기준으로 세금이 붙고, 떨어지면 그만큼 자산이 줄어든다.
● 직접 계산 (5억 원에 증여받은 주식, 1년 뒤 매도)
5억 5천만 원에 팔면: (5,000만 − 250만) × 22% = 1,045만 원
5억 원에 팔면: 0원
1년 안에 급히 팔아야 하면: 남편 취득가 1억 원 기준으로 다시 계산 → 8,745만 원
증여 전에 확인할 것

첫째, 지난 10년 동안 배우자에게 받은 증여가 있는지 확인해 남은 공제를 계산한다. 둘째, 증여일과 평가액이 남도록 3개월 안에 증여세를 신고한다. 해외 상장주식의 평가 방법과 환율 적용은 신고 전에 국세청 상담이나 세무사에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셋째, 1년 안에 팔 일이 없는 돈인지 따져 본다. 넷째, 판 돈은 증여받은 배우자의 생활비나 투자에 쓰고, 증여한 사람에게 되돌리지 않는다. 다섯째, 큰 이익이 아니라면 부부가 각자 250만 원 공제를 매년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 이 글이 다루지 않은 것
해외 상장주식의 증여 평가 방법, 환율 환산, 미국 세법상 증여 규정, 증여세 신고세액공제는 다루지 않았다. 계산은 매매 수수료를 무시했다.